마케팅 신조어 디깅 digging, MZ세대는 덕질중?

💻 마케팅 트렌드

마케팅 신조어 디깅 digging, MZ세대는 덕질중?

옌 yen 2021. 1. 21. 10:27

마케팅 신조어 디깅 digging, MZ세대는 덕질 중?

최근 '디깅 digging'이라는 말이 자주 보이곤 합니다.

디깅 digging이란, 한글로 해석하면 '발굴하다'라는 뜻으로 MZ 세대 사이에서는 흥미 있는 분야의 정보를 얻기 위해 이것저것 검색해보는 일을 의미하는데요.

음, 옛날 신조어로 빗대자면 '줍줍', '겟겟', '덕질' 이러한 단어와 의미 상통하는 말이 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디깅 digging 이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디깅 digging

요즘 MZ 세대 친구들은 아이돌을 덕질하듯 브랜드의 팬이 되어서도 덕질하듯 디깅 digging을 한다고 합니다.

신상품이 나오면 알아서 동네방네 소문도 내주고 화보는 저리 가라 하는 고퀄리티의 리뷰 사진,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최애 브랜드로 규정할 정도로 진심을 다한다고 하는데요. 여기서도 알 수 있듯 MZ세대는 참 '실속'을 중요시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브랜드 이미지는 친구의 말 한마디로 결정될 정도로 '저 물건은 슈펜 가격 대비 디자인도 좋고 질까지 괜찮더라.'라고 말한다면 이미 슈펜은 가성비 좋은 브랜드라는 인식이 금방 생기게 될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인스타를 우연히 본 유저에게도 자연스럽게 슈펜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팬 까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브랜드 측에서는 서포터즈나 바이럴 광고를 따로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홍보가 되니 MZ세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안 할 이유가 없겠네요. 말 그대로 수천수만 명의 홍보팀 직원 또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서포터즈가 생기는 일과 같을 테니까요.

 

MZ세대가 디깅 하는 방법은 더 다양하다고 합니다. 브랜드를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고 이미지 메이킹을 하거나 리뷰는 채널별로 쫓아다니면서 여러 번 남기고, 브랜드 관계자 개인 계정까지 찾아 팔로우하는 등 가지각색으로 브랜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출한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애정들을 확인할 수 있었을까요?


브랜드를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고 자신을 이미지 메이킹한다.

온라인상에서 부르는 '인간 샤넬 제니', '인간 야나두 조정석' 이렇게 부르는 것처럼 인플루언서가 아닌 평범한 친구들도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고 좋아하는 브랜드를 일삼아 본인을 이미지 메이킹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폴로(Polo)' 브랜드는 MZ세대 사이에서 세련되고 클래식하면서 한편으론 캐주얼하기 때문에 이러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친구들이 본인의 모습이나 가치관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하며 디깅 digging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폴로를 디깅 digging 하는 사람은 폴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도 관심이 깊어 모르는 사람 조차 팔로우를 하기도 한다는데요. 정말 브랜드 하나로 진심인 모습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리뷰는 SNS 채널별로 쫓아다니면서 여러 번 남긴다.

요즘은 작은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리뷰부터 찾아보곤 하죠. 이는 MZ세대에서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이들은 리뷰의 힘과 파급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물건을 구입하고 리뷰 남기기에 최선을 다한다고 합니다. 애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리뷰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고퀄리티 리뷰 사진을 찍기 위해 방안에 포토존을 설치한다던지, 자신의 SNS 채널 내 골고루 후기를 남기는 등 좋아하는 브랜드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소 귀찮을 일도 나서서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한 가지 사례를 더 들자면, 브랜드 공식 계정에 DM을 자주 보내기도 한답니다.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팬이에요. 앞으로 더 좋은 제품 많이 만들어주세요' 등 애정표현을 할 때도 있고 브랜드 발전을 위한 쓴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공개 댓글을 통한 피드백은 간혹 문제가 될 수 있어 브랜드 담당자에게 DM을 활용해서 귀띔하듯 피드백을 주기도 한답니다. 그러고 나면 담당자의 답변이 기다려질 법도 하지만 상대방이 읽었다는 표시만 확인되어도 '아 내 의견이 전달되었구나'라는 만족감을 갖거나 자신의 피드백이 빠르게 반영되는 것을 보면 그 브랜드에 뼈를 묻겠다며 강한 충성심을 느끼게 되기도 한답니다.


브랜드 관계자 개인 계정까지 찾아가 팔로우한다.

요즘 세대는 브랜드 뒤에 있는 사람을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참 특이하죠? 이는 브랜드 공식 계정 외에도 관계자 개인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오피셜 정보가 아닌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오피셜은 너무 형식적이고 영혼 없어 보여 크게 와 닿지 않고, 관계자 SNS에서는 더 솔직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편안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관계자 SNS에서는 인스타 스토리에 은근히 신상 스포를 흘리거나 새 콜라보 소식을 알려주는 등 공식 계정에서는 보거나 알 수 없는 소식들을 먼저 알 수 있어 재미있다는 반응입니다.

 

 MZ세대는 언젠가 최애 브랜드에서 꼭 일해보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담당자 브이로그라던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브랜드 뒷이야기를 보면서 자신도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일을 꼭 해보고 싶은 욕구 때문이죠.


서포터즈 되려고 SNS 빌드업한다.

코로나 시국 속에 브랜드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담당자 분들은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각종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인기 있는 브랜드 서포터즈 활동 모집은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아도 줄을 서서 지원한다고도 하는데요? 심지어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듯 SNS 계정을 미리 키워두기도 한다고 합니다.

요즘 브랜드 담당자들은 해시태그를 통해 소비자 반응이나 시장을 모니터링하다가도 정성 어린 리뷰나 계정을 보게 되면 선뜻 굿즈를 보내주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MZ세대는 자신의 진심 어린 행동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보상심리에 의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콘텐츠 소비하듯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다.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스페이스 커머스 뉴스 큐레이션 <더 도어> 칼럼'에서 '공간 자체가 외출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라는 화두를 던진 적이 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의 기능적 측면은 이미 대부분 온라인으로 옮겨왔고 사람들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모이게 하려면 '특정 장소, 특정 순간'의 경험에 대한 욕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디깅 문화 측면에서 봐도 앞으로 오프라인 공간은 콘텐츠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으로도 주문할 수 있지만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가는 이유는 매장 특유의 인테리어나 냄새,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라도 방문하고 있다고도 하는데요.

이미 #맛집탐방 #카페투어 와 비슷한 개념으로 사람들은 매장 방문을 즐기고 있고, 현재로서도 여러 브랜드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보고 느끼며 체험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도 다양하게 운영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 주식을 사기도 한다.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는 MZ세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 많은 분이 알고 계실 텐데요. 이제는 MZ세대가 재테크 열풍 영향을 받아 주식에 발을 딛기도 합니다. 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주식을 사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만큼 그 브랜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성장할 일만 남았다는 믿음이 강하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거부감도 덜하다고 하는데요.

실제 존 리의 인터뷰 내용 중에서도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으면 제품을 사지 말고 그 브랜드의 주식을 사라'라는 말이 있었듯 매달 일정 금액을 자동 이체시켜놓기까지 합니다.

반대로 테슬라나 삼성전자처럼 성장세인 곳 주식을 산 뒤에 브랜드 디깅을 시작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하네요.


여기까지, MZ세대들의 디깅 digging 문화는 정말 진심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활동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 역시도 일상에서 디깅 digging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는데요.

좋아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널리 알리고자 포스팅하는 일, 좋아하는 브랜드의 주식을 산 일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바로 어제는 디깅 digging 활동으로 하여금 보람된 일도 있었습니다.

저의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열고 닫기 <팬링레터> 리뷰 글에 담당자분이 직접 글을 남겨주셨었는데요. 진심 어린 저의 후기를 읽고 너무나 고맙다는 댓글과 함께 굿즈를 보내주시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포스팅 당시 <팬링레터>를 조사하고 분석하면서 우리 청년들에게 참으로 값어치 있는 곳이다라는 걸 알게 되었었는데, 이 마음을 너무 표현하고 싶어 장문의 메일로 답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해당 포스팅은 제가 직접 느낀 점을 기록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쓴 글로 그 대가를 받게 되면 의미가 사라질 것 같아 굿즈는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어려운 불경기 속에서도 이런 활동은 쉽지 않으셨을 텐데 항상 이렇게 유용한 정보 준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그리고 약 한 달 전에는 재미있는 오픈 그룹 채팅방에 가입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디깅 digging 크루'라는 모임입니다. 여기서는 영감의 재료가 되는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데요. 꼭 브랜드 디깅 digging이 아니어도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소재를 공유하면서 서로가 win-win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곤 합니다.

 

이처럼 요즘은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활동을 참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손해 보는 것은 싫었던 옛날과는 달리 이제는 자신의 시간을 내어서라도 누군가에게 이익을 심어주는 문화가 마냥 나쁘지는 않습니다. 결국 이 또한 자신에게도 좋은 일을 하게 되는 일이기도 하고요.

.

.

.

음, 여러분은 즐겨하는 디깅 digging은 무엇인가요?😀

 

디깅 digg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