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소주, 소주병 재활용 논란! 페트병 출시까지?

💻 마케팅 트렌드

진로소주, 소주병 재활용 논란! 페트병 출시까지?

옌 yen 2021. 1. 6. 01:56

"원조는 진로"

 

한 주류 회사의 유명한 광고 카피입니다. 네, 기억하시다시피 그 주류 회사는 '하이트진로'입니다. 최근 진로 소주병에서 현실로 나온듯한 두꺼비 캐릭터 또한 기억하실까요? 단 한마디의 대사 '딸꾹'으로 사람들로부터 매력 넘치는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녹색전환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말합니다.

 

"진로이즈백 돌풍으로 10년 넘게 초록색 공용병을 사용해왔던 소주 업계의 협약이 깨지게 됐다."

 

 

결국 #진로이즈아웃이라는 해시태그 운동까지 생겨나게 되었고, '진로'는 환경단체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요?

 

이유인즉슨, 하이트 진로가 투명한 소주병을 출시한 탓에 소주업계의 표준 용기(초록색 공용병) 재활용 체계가 무너졌고, 업계가 정부의 정책 방향과 어긋나는 협의를 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쉽게 풀이하자면, 병의 모양이나 색깔이 다양해지면 빈 병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비용과 인력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재사용 비율이 낮아지고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한편 '진로'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기존에 있던 '청하'나 '한라산' 등 비표준용기는 줄곧 있었는데 진로이즈백만 잘 팔린다는 이유로 비난의 표적이 됐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것은 '하이트진로 소주병은 왜 초록색이여야 할까?'입니다.

 

하이트진로 소주 진로이즈백

소주병은 왜 초록색이여야 할까?

2009년 10개 주요 소주 업체들은 소주병 공용화에 동의하고 제조사에 상관없이 소주병을 함께 이용하기로 합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소주 업계 1위로 가장 많이 유통되던 참이슬 병을 표준 용기(공용병)로 정하고 이듬해인 2010년부터 10곳의 소주 회사들은 신사협정을 맺고 반드시 이 병을 쓰기로 약속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참이슬 병과 다른 모양이나 색깔의 소주는 모두 비표준 용기(이형병)로 분류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이런 논란이?

하이트진로 소주 진로이즈백

10년 동안 조용히 지내왔던 소주병들이 다시 한번 논란이 된 포인트는 최근 소주 업계에서 이뤄진 공용병과 이형병의 '1:1 맞교환 합의'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10곳의 소주회사가 10년 만에 다시 맺은 협약에 의하면 향후 수거한 빈병이 초록색 병이 아니더라도 1:1 교환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초록색과 흰색 병 맞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이트진로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진로이즈백도 당당하게 초록색병과 같은 대접을 받게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환경단체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2019년 4월 진로이즈백 등장과 함께 만들어진 새 협약은 사실상 2009년 소주 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을 깬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진로이즈백 때문에 재사용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10년 동안 이어져 온 공용병 재활용 협의가 깨졌고 이형병 취급 수수료도 올랐다.

앞으로 다른 소주 회사들도 우후죽순 여러 이형병을 출시할텐데 그렇게 되면 이형병을 처리하는 비용을 점점 늘어날 것이다"

 

하이트진로 소주 진로이즈백

그동안 소주 회사마다 색깔과 모양이 다른 빈병을 선별하거나 보관하는데 들었던 비용을 줄이고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초록색 공병을 사용한 것인데 하이트진로가 투명한 병에 담긴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면서 환경 보호 차원에서 유지해온 자율 협약의 가치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편 진로 측은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시장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막아놓고 영업 이익이 나지 않아 사양길에 들어서면 그 때 가서 초록색 병만 쓰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

 

이에 녹색전환연구소의 연구원은 말합니다.

 

"공병 재활용, 재사용 문제는 업계의 자발적 의지에 맡길 게 아니라 제도화 해야 한다. 애써 만든 협약을 후퇴시키는 것은 반대"

갑.하.페 (갑자기 하이트진로의 페트병 소주 출시)

약 4개월이 흐른 후, 하이트진로에서는 홈술족을 겨냥한 페트병 소주를 출시하게 됩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정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트렌드를 반영해 가정용 상품을 선보이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플라스틱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사회에서는 환경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요. 모든 업계가 재활용이 쉬운 소재로 옮겨가는 추세에 하이트진로는 페트병 소주를 출시하게 된 것입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홈술족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일지라도 환경 문제에서도 한번 더 생각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데요. 과연 환경단체와의 협의는 어떻게 마무리된 것일지? 이렇게 역행할 수 밖에 없었던 진로이즈백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이었지? 궁금해집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