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터가 블로그를 다시 하게 된 이유

✍ 내 이야기

디지털 마케터가 블로그를 다시 하게 된 이유

옌 yen 2020. 12. 16. 21:46

사실 회사 재직 당시에는 마케터도 개인 SNS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 와 닿지 않았습니다.

마케터로서 SNS을 관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함은 물론 그 플랫폼에 대한 이해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퇴사를 하고 집에서 몇 개월 있어보니 마케터가 SNS을 안 한다는 것은 그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플랫폼에 대한 이해만 가지고 마케팅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약 한 달 전부터 그 깨달음을 얻고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네이버 블로그만 할 생각이었어요.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포털 사이트는 네이버고, 상위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루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분명 티스토리 블로그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을 텐데'라고요. 그래서 몇 가지 분석을 해보니 현재 블로그 트렌드는 제가 알던 때와 너무나 다른 성격을 띠고 있었어요. 그렇게 저도 블로그를 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좋아하는 일로 돈 벌 수 있다고 생각해서

옛날은 어쩔 수 없이 N 잡러를 하게 되는 시대이였다면, 지금은 자발적으로 N잡러를 하는 시대입니다. 사람들은 본업 외에도 자신이 관심 있거나 좋아하는 일을 하기 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도 알게 된 것이죠. 이런 '나'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SNS를 통해 퍼스널 브랜딩 하는 것은 필수가 되었고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심지어 유튜브 까지도 많은 크리에이터 분들도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의 경우 비주얼 관리가 우선시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재능이 없으면 하기 어렵고, 유튜브 역시 얼굴 노출을 꺼려하고 편집이 어렵거나 귀찮아서 그만둘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더라고요. 반면에 블로그는 정말 남녀노소 누구나 집에서 하기 쉬운 만능 플랫폼이란 것을 다시 한번 새삼 깨달았습니다. 저처럼 글 쓰는 솜씨가 없어도, 사진 찍는 솜씨가 없어도 꾸준히 활동만 하면 지수도 쌓이고 상위 노출도 되고 여러 방면에서 수익을 쌓을 수 있는 구조였어요. 물론 5년, 10년 전에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비대면 활동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정보를 찾는 사람은 물론 업로드를 하는 사람들이 몇 십배는 많아졌어요. 그렇다 보니 사람들의 블로그에서도 광고를 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도 많이 생겨났더랍니다. (네이버=애드포스트, 티스토리=애드센스) 그래서 어떤 포스팅을 보더라도 웬만하면 다 광고가 나오더라고요. 오죽하면 이 광고 배너를 노출시키고자 억지스러운 포스팅을 쓰는 사람도 있고 자극적인 문구와 글들로 현혹시키는 글도 많았습니다. 물론 진정성을 가지고 운영하시는 분들이 더 많았고요.

  아무튼, 꼭 마케터가 아니어도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또 새삼 놀랍더라고요.  지금은 직장을 다니지 않아 마케터가 아니지만 부지런히 포스팅을 했을 때 각 플랫폼에서 애드포스트나 애드센스 자격을 갖게 되면 다시 마케터가 될 수 있고 집에서도 돈도 벌 수 있다라는 사실에 매료되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짧은 기간에 느낀 일이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도 재밌더라고요. 평소에 하던 생각들, 직장에서 느꼈던 일들, 지금 머릿속에 있는 말 등등 아무 생각 없이 풀어놓기도 좋고 이렇게 하면 생각도 정리되는 것 같아서 리프레시가 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요즘은 글 쓰는 일이 매우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실시간, 하루하루 오르는 방문자 수 그래프를 보는 맛이 그렇게 재미있고 좋더라고요.)

  아! 그리고 블로그 수익화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자격을 부여해주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일정량의 포스팅 수와 PV, UV, 이웃 관리 등 어느 정도 점수를 쌓아야 각 미디어에서 승인을 해주면 그때부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기에 무작정 승인을 받으려고 하기보다 욕심을 좀 내려놓고 제 이야기를 쓰면서 차근차근 기다려보고자 합니다. 예전 같았으면 무엇이든 빨리빨리 해야만 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 딜레마에 빠지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좀 내려놓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글 쓰는 일을 즐거워하면서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제가 좋아하는 일로 수익을 얻는 일이 더 기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2. 블로그 알고리즘 변화와 분석은 공부가 된다고 생각해서

애드포스트, 애드센스 외에도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만들고 있는 분야는 정말 많더라고요. 그중에 제가 만나 뵙게 된 블로그 강사분이 있습니다. 바로 '혜자포터'님 인데요. 하루는 밤 9시에 이 분의 무료 강의를 듣게 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됩니다. 네이버가 2년마다 로직 변경을 한다는 히스토리부터 어떻게 하면 상위 노출이 되는지도 빠삭하게 알고 계셨어요. 약 300명의 수강생들 앞에서 제가 몰랐던 부분까지 캐치해 자신 있게 알려주시니까 나름 전문가라 생각했던 저는 그 자리에서 주꾸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정도로 네이버 블로그 알고리즘은 정말 많이 바뀌었고 깐깐해져 있더라고요. '알고리즘? 바뀌어봤자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던 저는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 같아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뭐... 지금이라도 이렇게 알게 되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그래서 다시 시작하자라는 '블린이'의 마음으로 요즘은 네이버 공식 블로그팀의 소식과 지난 공지사항들 까지도 공부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면 정말 그럴듯한 이유로 로직을 변경한 내용이 많더라고요. 이 히스토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나중에 마케팅 퍼널을 분석할 때도 뭔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도 네이버 블로그 알고리즘 변경은 사람들의 많은 혼동을 일으키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마케터로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3. 새삼 느끼게 된 티스토리 장점

'분명 티스토리 블로그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던 티스토리 강점은요. 아직 뚜렷하게 찾아낸 것은 아니지만 단지 여기서도 애드센스를 통해 수익을 내고자 하는 분들이 더 많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만 해도 티스토리 블로그는 초대 링크 없이 가입이 안됐지만 어느 순간부터 초대링크 없이도 카카오톡 계정만 있다면 누구나 블로그를 만들 수 있더라고요. 이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버린 저는 그제야 냉큼 블로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만들고 살펴보니까 티스토리는 네이버와 다르게 HTML 적용이 가능하더라고요. 그래서 블로그 포스팅 외에도 마케터로서 실험할 수 있는 부분(HTML, CSS, 자바스크립트 등)은 티스토리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갈증 해소(?)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예전부터 HTML, CSS, 자바스크립드 등도 공부해보고 싶었는데 마땅히 테스트해볼 환경도 안됐었고... 제가 제 계정으로 들어와 비교적 지유롭게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보니 티스토리도 꾸준히 키워나가면서 나중에는 수익화를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아직까지는 티스토리는 저에게 멀리 보면 장점이 많지만 가까이 보면 단점이 너무 많은 존재입니다. 이 줄 바꿈 하나에서도 '미리 보기'를 통해 보면 너무 벌어져 있는 간격이라던지 서식 관리를 제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이처럼 작은 부분도 차차 공부 해나가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블로그를 나누어 운영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상위 노출을 주 목적으로 한 일상/생각/금융,재테크 이야기를 담는 곳

티스토리 블로그는 상위노출 이전에 마케터로서 역량을 쌓아갈 수 있는 생각노트 정도로 키워가는 곳으로요.

 

이렇게 꾸준히 가꿔 가다 보면 언젠가는 저도 수익화 블로그를 만들 날이 오겠죠?

꼭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집에서 마케터 일을 하며 돈 벌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일단, 이 줄 바꿈 문제부터 해결하러 가봐야겠습니다.